- 국토부, 사전합의 요구 고수
- '기만행정' 들끓는 영남민심
- "대정부 불복종 운동 나서야"
박근혜정부가 28일 확정한 140대 국정과제와 600개 세부과제에서 신공항 건설이 빠진 것으로 확인돼 영남권 민심이 폭발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공약 이행 재원조달 계획이 담긴 '공약 가계부'에서도 신공항이 제외(본지 지난 28일 자 4면 보도)된 것으로 알려지자 시민사회에서 "대정부 불복종 운동에 나서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는 신공항 수요조사에 앞서 영남권 5개 시·도에 요구한 '사전합의'를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정부는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향후 5년간 달성할 국정과제 추진전략을 확정했다. 박 대통령의 공약인 신공항 건설과 그에 따른 재원 확보 로드맵은 영남권의 열망에도 제외됐다. '신공항이 필요하다'는 수요조사 결과가 나와도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박재율 지방분권전국연대 공동대표는 "신공항 건설에 5조 원(활주로 1개 기준) 이상이 투입되는 만큼 치밀한 재정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집권 5년의 청사진인 국정과제와 공약 가계부에서 신공항이 빠진 것은 정부의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허남식 부산시장도 이날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신공항에 미온적인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허 시장은 "수요조사 결과에 무조건 승복하라고 사전합의를 강요하는 것은 항복문서를 쓰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또 "신공항은 박 대통령이 공약한 국책사업인 만큼 '반드시 추진한다'는 전제를 깔고 접근해야 한다"면서 신공항 로드맵을 조속히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허 시장은 이어 "수요조사와 입지 타당성 조사를 동시에 해야 신공항 건설을 앞당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 장관은 "신공항 건설 의지는 확고하다. 영남권 민심을 충분히 살피겠다"고 말했다고 허 시장이 전했다. 그러나 ▷사전합의 철회 ▷로드맵 제시 ▷수요·타당성조사 병행 실시에 대한 구체적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국토부 최정호 항공정책실장도 이날 국제신문을 방문해 신공항 건설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환수요(김해공항에 국제선이 없어 인천공항이나 일본·중국을 경유하는 승객) ▷김해공항의 운영상 문제점 ▷신공항의 기능·규모·성격이 수요조사 용역 범위에서 빠졌다는 지적(본지 28일 자 1·3면 보도)에 대해 "모두 반영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그러나 '사전합의' 요구에 대해서는 "절차상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김해공항가덕이전 범시민운동본부'는 이날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신공항을 백지화하려 한다면 불복종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인호 공동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면담 ▷영남권 시민·사회단체 공조체제 구축 ▷정치권 압박 ▷신공항 조기 건설 촉구를 위한 범시민걷기대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