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아침밥 먹고 힘내세요'라는 캠페인까지 벌여야 할까! '30분만 일찍 일어나 가족들과 함께 아침밥을 먹자'고 다짐하건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게 아침밥 먹기다.
바쁜 현대인의 생활 패턴을 의식하기라도 하듯, 간편하면서도 맛있는 아침 식사를 위한 요리 경연 대회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부산여성소비자연합(회장 조정희)이 지난 7월 22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문화요리학원에서 마련한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맛있는 아침밥 만들기 요리경연대회' 현장을 다녀왔다. 제철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요리 경연 대회라는 점도 반가웠다. 이날 대회는 간단한 레시피 공모전을 통해 본선에 진출한 대학생팀, 30대 직장 맘 등 모두 8개 팀이 요리 경연을 벌였다.
대회를 주관한 부산여성소비자연합 조정희 회장은 "우리 농산물에 대한 소비 촉진도 도모하면서 간단하지만 맛과 영양을 두루 갖춘 아침 식사 먹기에 전 국민이 동참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이날 요리 경연 대회를 도와준 문화요리학원 이경희 원장도 "행사는 일회성으로 그치더라도 이날 공개된 메뉴와 레시피는 두루 활용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회 참가자 중에는 "아침밥 먹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 좋은 기회였다"면서 "우리 팀뿐 아니라 다른 팀이 제시한 메뉴도 꼭 한 번 따라 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날 경연 대회에 참가한 팀들의 아침밥 메뉴와 대강의 레시피.
대학생팀·직장맘 등 8개 팀 본선 올라
간단하면서 맛·영양 갖춘 레시피 공유
농산물 소비 촉진에도 한몫 '일석이조'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맛있는 아침밥 만들기 경연대회 본선에 오른 요리들. 사진은 왼쪽 위에서 아래 반시계방향으로 밥 멸치전과 아욱국(1위), 쌈밥과 쌈장(2위), 당근튀김밥(3위), 그리고 등외의 머위잎 된장만둣국, 애호박 전병과 오이냉국, 양배추말이밥, 영양찰밥, 영양채소 주먹쌈밥이다.
■밥 멸치전과 아욱국(하정자 외 3명·1위)
맛과 영양도 중요하지만 바쁜 아침 시간을 감안한 간편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부산 사상구에서 온 50대 주부 등 4명으로 구성됐다.
멸치전 재료로는 밥, 잔멸치 볶음, 청·홍피망 각 2분의 1개, 양파와 달걀이 준비됐다.
가장 먼저 잔멸치를 볶았다. 잔멸치는 체에 쳐서 가루를 떨어내고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달달 볶아서 비린내를 없앤 뒤 식용유를 살짝 두른 팬에 양념을 넣고 바글바글 끓여서 멸치를 넣고 버무리듯 재빨리 볶아 통깨와 참기름으로 마무리했다.
양파와 피망은 잘게 썰었다. 그리고 넓은 그릇에 밥을 담고 썰어 놓은 야채와 멸치볶음, 달걀을 넣고 섞어 준 뒤 수저로 떠서 모양을 잡고 앞뒤로 노릇하게 지졌다.
아침 시간에 이 모든 걸 준비하는 게 바쁘다면 마지막 굽는 과정만 남겨둔 채 전날 준비해서 냉장보관해도 무방하겠다. 참가 팀 8개 중에 가장 먼저 요리를 끝냈다.
이날 밥 멸치전에는 아욱국이 곁들여졌는데 각 가정에선 다른 걸로 대체해도 좋을 듯싶다.
■쌈밥과 쌈장(박성화 외 3명·2위)
상추, 치커리, 깻잎, 씀바귀, 케일 등 제철 우리 농산물 쌈 채소를 다양하게 활용하면서도 한입에 쏙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서 눈길을 끌었다. 남구에서 참가한 주부 4명이 팀을 이루었다.
쌈밥을 만드는 요령은 이렇다. 밥은 뜨거울 때 싸면 쌈이 익으므로 살짝 식혀 놓는다. 쌈 채소는 흐르는 물에 한 장씩 깨끗이 씻어 물기를 대강 털어 낸다. 볼에 물을 받은 뒤 참기름을 한두 방울 넣고 잘 푼 다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헹궈 건진다. 물기가 빠지면 꼭지를 짧게 자른다.
강된장 쌈장을 준비한다. 소고기(200g)는 채 썰고, 불린 표고버섯(80g)은 기둥을 떼고 채 썰어 소고기와 함께 양념에 무친다. 된장(6큰술), 생강즙(1작은술), 쌀뜨물(1컵), 고추장(2큰술)을 대강 섞어 믹서에 간다. 풋고추(4개), 홍고추(2개), 대파(2분의 1뿌리)는 송송 썬다. 뚝배기에 양념한 쇠고기와 표고버섯을 볶다가 믹서에 간 된장국물과 고추를 섞는다. 은근한 불에 걸쭉해질 때까지 조려 식힌다.
이제 쌈 채소에 밥을 조금씩 올린 뒤 돌돌 말거나 감싸 도시락에 차곡차곡 담고 검은깨를 뿌린다. 강된장 쌈장은 도시락 한쪽에 따로 담아 얹어 먹게 한다. 이마저도 여유가 없다면 쌈밥 안에 쌈장을 살짝 곁들일 수도 있겠다.
■당근튀김밥(권규복 외 3명·3위)
봉사 동아리에서 만났다는 부산대, 부산가톨릭대, 전남대 학생으로 이루어진 가장 젊은 팀. 학생들 입맛이 고려된 메뉴라는 점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 다만, 아침부터 튀김 요리를 하는 게 번거롭지 않을까, 라는 점에서 약간의 감점이 있었다.
준비된 재료는 이랬다. 초밥 2컵, 당근 10g, 셀러리 15g, 양파 10g, 우엉조림 1.5큰술, 밀가루 2큰술, 달걀 1개, 빵가루 2컵, 소금 파슬리 식용유.
만드는 방법도 간단했다. 당근, 셀러리, 양파는 곱게 다져서 소금 간하여 볶는다. 초밥과 다진 야채를 섞어서 밀가루, 달걀, 빵가루 순으로 옷을 입혀서 튀긴다. 파슬리는 조금씩 뜯어 튀긴 밥에 장식한다.
■그 밖의 메뉴
그 밖의 메뉴 중에는 2위에 오른 팀과 비슷한 콘셉트로 최종까지 경합을 벌인 '양배추말이밥'(박성희 외 3명)과 '영양채소 주먹쌈밥'(유미향 외 2명)이 있다. 특히 양배추말이밥의 경우, 위에도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양배추가 주는 포만감으로 눈길을 끌었지만 현장에서 요리를 하는 과정에 약간의 감점이 있었다.
또 요리학원에서 만난 동기생들이 팀워크를 이뤄 출전한 '애호박 전병과 오이냉국'(남규리 외 3명)은 맛과 모양, 영양 면에선 손색이 없었으나 전병을 만드는 과정 등이 다소 복잡해 순위에서 멀어졌다. 사하구에서 참가한 60대의 박미자 씨 등이 제안한 '영양찰밥'은 맛과 영양 면에선 나무랄 데가 없었지만 6~7시간 이상 찹쌀을 불린 뒤 30~40분 걸리는 찰밥을 만드는 과정의 번거로움이 지적됐다. '머위잎 된장만둣국'(김광순 외 3명)은 인스턴트 만두를 사용한 점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
|
